< 갑자기 그리워지는 그 시절 그 레벨의 마닐라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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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그리워지는 그 시절 그 레벨의 마닐라 >

저는 겨울에도 창문을 활짝 열고 자는 편입니다.
먼가 닫혀있다는 느낌이 들면
남의 마누라랑 자다가 남편 차소리에 깬 것마냥 심장이 쿵쾅쿵쾅 뛸 정도로 불안해지거든요.

물론 동태가 되어 세상을 뜨는 일은 없도록
천장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두는 편이지요.

뭐... 히터를 틀어도 고추는 항상 냉탕에 들어간 크기이지만요 ㅋㅋㅋ
노오란 바나나킥 사이즈...쿠울럭....

새벽 3시...

아무런 소리도 없었고
반짝이는 불도 없었는데
눈을 떴습니다.

방은 여전히 따듯하고
시원한 바람도 적당히 스며들었는데 말이죠.

오리털 이불을 둥글게 말아
등에 대고 비스듬히 앉아보니
문득 잡지 "맥심" 1월호가 궁금해집니다.

요샌 어떤 모델들이 메인을 장식하려나...

주변을 더듬어봐도 휴대폰은 없고...

아. 요즘 잠에 방해되지 않으려고
거실에 둔 게 생각이 나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방해금지모드에 비행기모드까지 왜 걸었는지...

세상에나 예전에는 잡지 한권 사려면
시내 서점까지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고

그마저도 서점에 몇권 들여놓지 않아서
없으면 다른 서점으로 이리저리 뛰어 다녔었죠... ㅋㅋㅋ
그때가 더 낭만이었으려나요...

폰을 집어들고 "밀리의 서재"를 설치하고
가입을 한 뒤 한달 9900원을 결제하려다가

구글 검색창에 밀리의서재라고 치니
무료이용권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떠서 눌러보니
통신사 어쩌고 나와있는데 가만히 보니 저도 해당이 되네요.

결국 이런저런 혜택으로 무료로 이용권을 받고
성인인증도 거치고(뭐 얼마나 대단한거 나온다고 이런 인증을 다... 호호...혹시나!! ㅋㅋㅋ)
맥심을 검색하니 1월호부터 많이 있네요.

또 다시 번져버린 욕심에
1월호, 12월호, 11월호, 10월호 하나씩 다운을 받기 시작합니다.
5개, 10개, 15개...

맥심 특별호까지 대략 30권 정도 다운로드를 받은 내 서재 화면을 보다
폰을 내려놓습니다.

....
........
...........................

.....네...
흥미를 잃었습니다.

무료라는 거.
스스로 발을 넣은 것이지요.
스스로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구요.

다시 폰을 집어들고
개인 정보 관리에 들어가
3개월 무료 이용권 해지를 누르고 해지 약관에 동의하고 처리한 뒤

앱을 지우고
남은 저장용량 최적화를 한 뒤
다시 방해금지모드와 비행기모드를 해둡니다.

생각해보면

이제는 마닐라에 가면
적당한 따갈로그어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마마상과 웃음을 주고 받을 정도는 말이지요.

그랩에서 드라이버와 나눌 영어실력도 있구요.
쇼핑몰에 가도 음식점에 가도 어색하지 않지요.
때론 ㅂㅂㅇ가 놀랄 정도로 정확한 발음도 나오기도 하지요.

이 쇼핑몰 주변에서는 어느 거리로 가면 안되는지
저멀리 자기들끼리 놀고있는 무리가 사실은 누구를 노리는지
4번째 내 주위를 지나가는 오토바이가 아까보다 쎄한 기운을 뿜는건 왜인지 ... 이제는 다 알죠.

그래서인지

가끔은 예전이 참 그립습니다.

마닐라 공항에 내려서 한참을 둘러보다
남의 가방들 돌아가는 다른 라인에서 한참을 내 가방을 찾으려 애쓰고

택시 택시 보스 보스 거리면
우헤헤거리면서 내 가방 넘겨주고
바로 올라타서 미터기니 뭐니 알지도 못하고 돈은 덥썩덥썩 주고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택시에서 바가지를 썼다는 걸
다놀고 한국으로 돌아오고 3개월이 지나서야 알게되고 ㅋㅋㅋ

골라놓은 JTV 근처로 쭈뼛쭈뼛 걸어가다가
다른 JTV 호객걸이 팔짱끼면 바나나킥만 뽈록해져서 무저항으로 끌려가고 ㅋㅋㅋ
(이제 겨우 팔짱인데!!!스스스슴가가 닿았다구!!! 이거 먼가 벌어지겠는걸!!ㅋㅋ)

JTV에 들어가서 콜라 한 캔 더 달라는 말을 못해서
잔뜩 깔려있는 산미구엘 애플만 먹다가
결국 화장실 가서 다 토했는데
나와보니 여자화장실이고 ㅋㅋㅋ
ㅂㅂㅇ들 죄다 웃고 있고 ㅋㅋㅋ

손도 닿고 허벅지도 닿고 하다가
어느새 호텔앞에 다다르면
나보다 20살 어린 ㅂㅂㅇ 데리고 들어가기 민망해서 등이 땀으로 절기나 하고 ㅋㅋㅋ

여차저차 ㅂㅂㅇ 데리고 간 호텔방에서
날따라온 분냄새에 취해 혼자 흥분해서는 욕실해서 먼저 샤워하다가
샤워실 벽면에 한발 쏘기나 하고 ㅋㅋㅋ

가만히 옆에 누워 자는 ㅂㅂㅇ 벗은 등 보면서
새벽 4시까지 혼자 흥분해서
잠도 못들고 히죽거리던....

마치 국민학교 2학년에
처음 오락실로 들어가 어떤 버튼이 발인지 손인지 점프인지
하나도 모르고

동전은 또 어디서 바꿔야 할지 모르던 그때가
갑자기 문득 그리워졌습니다.

먼가...
그렇게 지불을 했기에 느꼈던
즐거움들인데...

어느새 적당한 정보를 쥐고 있다는 교만에
지불하지 않고 누리려는 또 한 차례의 새벽이었습니다.

....그래서 맥심 1월호 메인은 누구냐구요?
그러게요...
다시 궁금해지네요 ㅋㅋㅋㅋ

댓글목록

에깅님의 댓글

에깅 작성일

참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글 잘 쓰십니다
하나둘씩 알아가다보니 머 좀 안다고 깝짝거리다가 내상도 당하고 실수도 하고 그러네요
전 아직 멀었나 봅니다.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오히려 저는 잘 세이브된 파일만 계속 플레이하느라 더 큰 재미로 못넘어가는 걸지도 모릅니다. 안전하니까 합리적인 금액이니까... 이니까 이니까...에 갇혀버린거죠 ㅎㅎㅎ 너무나도 안전한 튜토리얼에만 있는걸지두요 ㅎㅎㅎ

에깅님의 댓글의 댓글

에깅 작성일

사실 제가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이것저것 시도도 해보려하고 찾아 다니기도
하는데 필에서는 위험한지라 그러지 못하고 우물안에 갖혀서 루틴대로만
움직이는 편입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계점이 있더라구요.
무엇보다도 안전이 첫째라서요.

롤랑가로님의 댓글

롤랑가로 작성일

네. 뭐 인생이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인거죠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이번주에 로또만 터리면 가까이서 봐도 희극일텐데요 ㅎㅎㅎ 젭알!!!!!!!

럭셜맨님의 댓글

럭셜맨 작성일

팝콘TV BJ로 시작해 많이 컷네요. 우리 묘정이... 몇번 만났었는데...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오오오 역시 레벨이 다르십니다 직접~ 이셨군요~!!^^

꿀떡씨님의 댓글

꿀떡씨 작성일

맥심 표지 모델은 인경이 누나 정도는 나와줘야...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전 아즈사 나가사와짱을 참 좋아했습니다.^^ 목줄을 한 과외선생편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원주민9님의 댓글

원주민9 작성일

어디 수필에 한 꼭지를 보는거 같네유 ㅎ 필력이 부럽습니다.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올라가는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제 앞의 말캉 말캉 복숭아를 보고 있으면 글거리가 절로 떠오릅니다 ㅎㅎㅎ 하아~!! 코끝을 스치는 분냄새~ 손을 대면 철장에 갇히리 ㅎㅎㅎ

원주민9님의 댓글의 댓글

원주민9 작성일

우아 대단하시네유 ㅎ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주제거리의 90프로는 "더러움"이라서 잘 걷어내야합니다 ㅎㅎㅎ

원주민9님의 댓글의 댓글

원주민9 작성일

더러움 좋아해유 ㅎㅎ

미라클16님의 댓글

미라클16 작성일

나이가 드니까 맥심이 있던다는 사실도 잊었네요 ㅠㅠ 소시적에 재밋게 봤었는데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지금쯤되면 꼭지정도는 쉽게 표지에 내놓을 줄 알았는데요 ㅎㅎ 오히려 더 란제리만 부각하는 표지더라구요 ㅎㅎ

Harryparker님의 댓글의 댓글

Harrypark… 작성일

올리시는 글이 문학잡지 입봉하셔도 되지 싶습니다.
회상...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넵 오늘도 행복 만땅인 하루되세요~!!^^

션이v님의 댓글

션이v 작성일

맞습니다. 아는게 많아질수록 재미는 떨어지는 듯 한.. 그래서 새로운 곳도 가보고 하려고요~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전 식당을 좀 새로운 곳을 가야하는데요. 그 마지막 문열기가 안됩니다. 다시 가던 곳, 또 다시 가던 곳으로 가야 편해지네요 에휴 ㅎㅎㅎㅎ

louse님의 댓글

louse 작성일

태국도 가시고 마닐라고 가시고 ~~ 다음은 어디 이신가여 ?

이마세님의 댓글

이마세 작성일

저도 새로운 곳이 땡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