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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저물어 가는 길목에서

작성일 14-12-2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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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간다통신 조회 92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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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갑오년(甲午年)' 청말띠 끝자락이 아쉬운 이 시간이다. 아등바등 살아 온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살아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 봐도 뭉크의 그림 ‘절규’에서 귀를 막고 있는 한 남자의 표정처럼. 삶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기가 어려운 것은 삶의 실체가 무엇인지 몰라서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삶의 실체 자체가 명확하게 규정될 수 있는 어떤 고정된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즉 ‘삶’이란 그 개념을 규정할 수 있는 어떤 명사형이 아니라 ‘산다’는 동사의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지금 과연 잘 살고 있는 걸까?’하는 넋두리를 하는 것을 본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다들 현재를 살지 못하고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환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들은 아닌지. 무의식에만 있던 겨울이 의식으로도 확연히 감지되는 요즘, 책꽂이에 꽂아 두었던 애틋한 사부곡(思婦曲)의 주인공 서정주 시인의 책을 뽑아본다.

그러면 세상에서 제일 풍요로운 사람이 되어 버린다. 자유로운 게 아니라 자유 하는 삶. 구상 시인이 어느 주례사에서, ‘아름다운 오해에서 시작되어 참담한 이해로 끝나는 과정이 결혼’이라 말했지만 그 참담한 이해의 과정에 서로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살려야만 오랜 세월을 서로 참고 견뎌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때는 떵떵거리던 권력자의 몰락을 지켜보며, 때때로 잘 나가던 연예계 스타의 추락을 접하면서 또 대대손손 영원히 잘 살 것 같던 요상한 종교 재벌의 몰락도 접하면서 성공이라는 것의 무상함이 어떠한 지를 생각해 본다.

없지만 건강하고, 성실하게 애들 자라는 것 지켜보며, 각양각색의 사람들과의 대화속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감동. 가끔씩 그리운 부모 형제와 고향산천, 오랜만에 허물없는 초등학교 동창생들과 박장대소 했을 때, 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떠올릴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거하게 살지 못해도 이런 참 행복과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갖고 살아가고 싶다. 을미년 청양띠 새해에는 둥굴둥굴 순한 양처럼 만사형통 하고 생명을 상징하는 청색처럼 댁내 두루두루 만복이 깃들기를 소원하며, 새해에도 현지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가는 좋은 이웃인 한국인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위원 장익진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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